토정비결
천(天/하늘)
본괘
천화(天火)
변괘
건지동인
乾之同人
처음엔 웃고 나중엔 찌푸리니 얻은 것을 지키기 어렵도다, 곡간은 가득하나 고양이가 문을 지키니 마음 놓고 즐길 수 없는 형국이로다
총론
봄날, 세 사람이 우물가에서 만난다. "함께 장사를 해보세." 손을 잡는다. 곡식을 모아 장터에 내다 판다. 은자가 쌓인다. 저녁에 술을 나누며 웃는다. 여름이 되자, 한 사람이 "내가 더 많이 일했네"라고 한다. 다른 사람이 "아니야, 내가 더 고생했지"라고 맞받는다. 셋이 모여 앉았으나 말이 없다. 가을, 곡간에 곡식이 가득하다. 그런데 셋이서 나눌 차례가 되자 서로 더 많이 가져가려 한다. 저울을 놓고 다툰다. 한 사람이 화를 내며 나가버린다. 겨울, 나머지 둘도 등을 돌린다.
분야별 상세 운세
열두 달 풀이
음력 달 기준 · 정월부터 섣달까지
봄 · 정월~삼월
- 정월 음력 1월
처음은 순조롭다가 끝에 어그러진다. 새로 벌이는 일은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낫다.
설빔을 차려입고 장에 나간 첫날, 내놓은 물건이 오전에 절반이나 팔린다. 흥이 나서 남은 것을 외상으로 넘긴다. 보름이 지나도록 외상값은 오지 않고, 사 간 이는 이웃 고을로 떠났다는 소문만 돈다. 애초에 자리를 펴지 않은 것만 못하다.
- 이월 음력 2월
분수를 지키면 이익이 있다. 동북쪽에서 돈이 제 발로 온다.
얼음장 밑으로 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 남이 큰 밭을 산다는 말에 귀가 솔깃하지만 제 논 두 마지기만 손본다. 안 되겠다 싶어 손을 털려던 날, 동북쪽 고을 사람이 묵은 곡식을 사겠다며 찾아온다. 값을 깎지도 않고 치른다.
- 삼월 음력 3월
도둑을 조심하라. 바깥출입이 잦으면 물건을 잃는다. 고집을 버리고 남의 말을 들어라.
진달래 구경한다고 마을마다 사람이 몰린다. 짐을 뒷마루에 두고 따라나섰다가 돌아오니 쌀자루가 하나 비었다. 이웃이 집을 비우지 말라 한 말을 흘려들은 탓이다. 고집을 꺾고 다음부턴 남의 말에 먼저 귀를 연다.
여름 · 사월~유월
- 사월 음력 4월
쌓은 명예와 재물이 흩어진다. 돈이 들어와도 손에 남지 않으니 마음을 가라앉히고 때를 기다려라.
보리 이삭이 패도 곳간은 비어 간다. 봄에 받은 곡식 값은 오자마자 밀린 세와 약값으로 빠져나간다. 마을 모임에서 맡던 자리도 남에게 넘어간다. 그래도 밤에는 등불 아래 묵묵히 새끼를 꼰다. 때가 오면 쓸 일이 있다.
- 오월 음력 5월
나가서 만난 사람이 함정을 판다. 이쪽은 함정, 저쪽은 구설이니 기죽지 말고 버텨라.
단오 구경 겸 답답한 마음을 달래러 이웃 고을로 간다. 씨름판 옆에서 사귄 사람이 좋은 거래가 있다며 손을 끈다. 따라가 보니 셈이 어긋나고, 돌아오니 그 일로 뒷말이 돈다. 어느 쪽도 발 디딜 데가 없지만 고개를 떨구지는 않는다.
- 유월 음력 6월
집에 있어도 나가도 심란하다. 남쪽 출행을 삼가라. 계획만 많고 이루는 것은 없다.
장맛비가 사흘째 내린다. 방 안에 있자니 가슴이 막히고 처마 밑에 나서도 마음 둘 데가 없다. 남쪽 나루로 짐을 실어 보내자는 말이 오지만 삿갓을 벽에 도로 건다. 오월부터 세운 일거리 셈만 서너 장, 손에 잡힌 건 없다.
가을 · 칠월~구월
- 칠월 음력 7월
막혔던 일이 정성 끝에 풀린다. 터주신께 고사를 지내면 일이 순조롭다.
칠석 저녁, 맡은 일이 몇 달째 제자리다. 물건은 쌓였는데 받아 줄 사람이 없다. 장독대에 정화수를 올리고 집터 신에게 고사를 지낸다. 며칠 뒤 먼 고을에서 사람이 와 쌓인 물건을 모두 실어 간다.
- 팔월 음력 8월
건강이 가장 먼저다. 무리하지 마라. 관재수도 조심하라.
추석 대목을 앞두고 밤잠을 줄이며 일하다 쓰러진다. 돈 꾸러미도 고을에서 쌓은 신용도 자리에 누우면 소용이 없다. 집안 어른이 이불을 덮어 주며 쉬라 한다. 같은 달 관아에서 묻는 말이 있으니 장부를 바르게 둔다.
- 구월 음력 9월
흉한 기운이 겹치는 달이니 매사 삼가며 걸음을 늦춰라. 관재와 손실이 있으나 경솔하지 않으면 피한다.
국화가 피는데 집안은 어둡다. 아무리 손을 써도 일이 어그러지고, 관아에서 부르는 기별이 온다. 고을에 쌓은 이름이 하루아침에 흩어진다. 누구 탓도 않고 지난 일을 하나하나 되짚으며 걸음을 조심하니 고비는 겨우 넘긴다.
겨울 · 시월~섣달
- 시월 음력 10월
밖으로 나가면 마음 상하는 일만 생긴다. 집에서 조용히 지내라.
첫서리 내린 아침, 답답해서 나귀에 짐을 얹고 길을 나선다. 그러나 주막마다 마음 상하는 말만 듣고 돌아온다. 돌아와 아궁이에 불을 지피니 그제야 숨이 놓인다. 이 달은 문밖보다 문안이 편하다.
- 동짓달 음력 11월
출행하지 말고 입을 조심하라. 북쪽은 불리하다. 돈이 궁한 달이다.
동짓날 긴 밤, 북쪽 장에 가면 값이 좋다는 말을 듣는다. 눈길에 나서 봐야 짐만 축난다. 사랑방 모임에서도 말을 아낀다. 돈궤는 가벼워 어른 약값도 외상으로 단다.
- 섣달 음력 12월
새 동업자가 해를 끼친다. 재물은 못 모았어도 건강은 지킨다.
섣달, 혼자서는 안 되겠다 싶어 동업할 사람을 들인다. 그가 외상을 늘리고 장부를 흐리니 봄 일이 더 막막하다. 그믐밤 셈을 마치니 남은 돈은 없다. 그래도 식구 가운데 앓는 이 하나 없이 한 해를 넘긴 것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