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
천뢰(天雷)
본괘
천지(天地)
변괘
무망지비
无妄之否
화가 겹치고 길이 막혀 몸과 마음이 지치도다, 기댈 데 없는 타향살이에 집에서 오는 기별마저 근심이니 외롭기 짝이 없으리라
총론
한 사람이 타향 객잔에 앉아 있다. 집에서 편지가 온다. 뜯어본다. "어머니가 편찮으시다." 가슴이 철렁한다. 그러나 돌아갈 길이 막혀 있다. 발만 동동 구른다. 만경창파 바다에 조각배 한 척이 떠 있다. 파도가 친다. 배가 흔들린다. 위태롭다. 배 안 사람이 노를 젓는다. 그러나 배는 제자리다. 바람이 거꾸로 분다. 봄날, 꽃은 만발했다. 그러나 가랑비가 내린다. 해 뜬 날이 없다. 밥은 한 그릇인데 숟가락은 열 개다. 나눠 먹으려 하나 모두 배고프다. 밤이 길다. 잠이 오지 않는다.
분야별 상세 운세
열두 달 풀이
음력 달 기준 · 정월부터 섣달까지
봄 · 정월~삼월
- 정월 음력 1월
가족 중에 앓는 이가 생기고, 좋게 시작한 일이 다툼으로 끝난다. 이익은 타향에 있다.
설을 쇠러 가지 못한 채 타향 장터에 좌판을 편다. 첫 장사는 잘된다. 그런데 고향에서 온 인편이 작은아버지가 자리에 누우셨다고 전한다. 보름이 지나자 함께 좌판을 벌인 이가 몫을 두고 언성을 높인다. 웃으며 시작한 일이 얼굴 붉히며 끝난다.
- 이월 음력 2월
기쁨과 근심이 번갈아 온다. 큰일은 힘에 부치니 제 힘으로 할 만큼만 하라.
아침에는 외상값을 받아 웃고, 저녁에는 쥐가 쌀자루를 뚫어 놓아 한숨을 쉰다. 큰 장사를 벌일 궁리를 밤새 하지만 밑천도 일손도 모자란다. 결국 내 손으로 한 짐씩 나른다. 남이 대신 들어 주는 짐은 없다.
- 삼월 음력 3월
재물은 들지만 상복 입을 일이 염려된다. 입을 함부로 열면 관재구설이 따른다.
묵은 빚을 받아 주머니가 두둑해진다. 같은 날 먼 친척의 부고가 날아든다. 상복을 챙겨야 하나 일을 붙들어야 하나, 갈림길에 서서 발을 떼지 못한다. 상갓집에서 무심코 한 말 한마디가 시빗거리가 된다. 이 달은 말을 절반으로 줄인다.
여름 · 사월~유월
- 사월 음력 4월
송사 조짐이 있다. 다투지 말고 입을 닫아라. 달콤한 제안은 거절하라.
이웃이 밭 경계를 들먹이며 관아 이야기를 꺼낸다. 맞받아치면 송사가 된다. 입을 다물고 고개만 끄덕이니 이웃도 제풀에 돌아간다. 같은 달 솔깃한 장사 제안이 들어오지만, 말이 달수록 뒤가 쓰다.
- 오월 음력 5월
바르게 사는 사람은 길하고, 잇속만 좇는 사람은 흉하다.
단오 장터에 장사꾼 둘이 있다. 한 사람은 저울을 속이지 않고, 한 사람은 눈금을 슬쩍 민다. 해 질 무렵 앞사람 좌판에는 단골이 줄을 서고, 뒷사람은 멱살을 잡힌다. 이 달은 바르게 사는 쪽에 복이 간다.
- 유월 음력 6월
집에 머물면 일이 꼬이고 길을 나서면 풀린다. 외로워도 타향 일은 잘된다.
집에 머물면 일이 꼬이고 문밖을 나서면 풀린다. 짐을 꾸려 먼 포구로 내려간다. 낯선 객줏집 방은 좁고 밤은 쓸쓸하다. 그래도 낮에 맡긴 물건은 하나도 남김없이 팔려 나간다.
가을 · 칠월~구월
- 칠월 음력 7월
애쓴 만큼 얻지만 끝이 흐리다. 마음이 어지러운 달이니 매사 조심하라.
땀 흘린 만큼 품삯은 받는다. 그러나 장마 끝에 받은 돈 절반이 지붕 고치는 데 나간다. 밤마다 생각이 많아 잠을 설친다. 조심스레 디딘 걸음은 탈이 없다. 잃은 줄 알았던 것이 돌아오기도 하고, 얻은 줄 알았던 것이 빠져나가기도 하는 달이다.
- 팔월 음력 8월
하는 일이 헛되기 쉽다. 남의 것을 탐내지 말고 제 몫을 지켜라.
추석 대목에 남의 가게가 잘되는 것을 보고 내 좌판을 접고 그 물건을 떼어 온다. 물건은 팔리지 않고 내 단골은 다른 데로 간다. 손에 쥔 것을 지키는 편이 낫다. 새 일은 다음 해로 미룬다.
- 구월 음력 9월
작은 재물은 들지만 병이 들기 쉽다. 미리 몸을 돌보라. 서쪽·남쪽이 길하다.
국화 한 단을 팔아 작은 돈을 번다. 그러나 몸이 물 먹은 솜처럼 무겁다. 기운이 나지 않아 장에 나가는 날이 줄어든다. 대문에 부적을 붙이고 약을 미리 달여 둔다. 볼일은 서쪽이나 남쪽으로 잡는다.
겨울 · 시월~섣달
- 시월 음력 10월
마음만 급하고 형편이 따르지 않는다. 남의 큰소리를 믿고 맡기면 손해를 본다.
첫서리 내린 아침, 급히 장을 봐야 하는데 수레바퀴가 진창에 빠져 꼼짝을 못 한다. 지나가던 이가 "내가 다 알아서 해 주겠소" 한다. 그 말을 믿고 돈을 맡기면 빈 자루만 돌아온다. 급할수록 내 손으로 한다.
- 동짓달 음력 11월
뜻밖의 재물이 화근이 된다. 욕심을 버리고 집에 머물러라.
동짓달 긴 밤, 뜻밖의 돈 꾸러미가 들어온다. 반가워 손을 내밀면 그 돈 때문에 사달이 난다. 욕심을 접고 바깥출입을 줄인다. 춥고 배고파도 문 안에 있는 것이 이 달의 살길이다.
- 섣달 음력 12월
애쓴 만큼 거두지 못한다. 동업은 피하고, 억울한 구설과 병을 조심하라.
한 해 내내 쉬지 않고 일했는데 섣달 셈을 해 보니 남은 것이 없다. 함께 하자던 동업은 흐지부지 끝난다. 하지도 않은 말이 내 말이 되어 돌아다닌다. 억울함을 삼키다 그믐 무렵 몸져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