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
택천(澤天)
본괘
택풍(澤風)
변괘
쾌지대과
夬之大過
새벽부터 밤까지 땀 흘려 일하니 손은 거칠어지나 창고는 차오르도다, 작은 씨앗 하나가 큰 나무로 자라나니 부지런함이 마침내 결실을 맺으리라
총론
한 농부가 황무지를 바라본다. 돌이 많고 흙이 메말랐으며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땅이다. 사람들이 말한다. "저 땅에서 무슨 농사를 짓겠소?" 그러나 농부는 삽을 든다. 첫날, 돌 하나를 캔다. 둘째 날, 돌 두 개를 캔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손에서 피가 난다. 석 달이 지나자 돌무더기가 산처럼 쌓인다. 땅이 조금씩 드러난다. 씨앗을 뿌린다. 아침마다 물을 길어 나른다. 저녁마다 풀을 뽑는다. 어느 날 새벽, 작은 싹이 돋아난다. 가슴이 뛴다. 여름이 오자 싹은 무릎 높이로 자란다. 이웃들이 지나가며 본다. "저 사람 대단하구만." 가을, 이삭이 익어 고개를 숙인다. 황금빛이다. 추수를 한다. 곡식 수레가 두 대다. 창고가 가득 찬다. 겨울, 마을 사람들이 찾아온다. "우리도 저 땅을 일구고 싶소. 가르쳐주시오." 농부가 웃으며 말한다. "특별한 비법은 없소. 그저 매일 조금씩 일했을 뿐이오."
분야별 상세 운세
열두 달 풀이
음력 달 기준 · 정월부터 섣달까지
봄 · 정월~삼월
- 정월 음력 1월
경사가 든다. 혼사가 아니면 뜻밖의 재물이 생긴다. 부지런히 힘쓰면 이루어진다.
설 쇤 이튿날, 이웃 어른이 중매 말을 들고 사랑채에 든다. 혼사가 오가는 사이 뒤란 헛간에서 지난해 묵혀 둔 콩 자루가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밤에도 등잔을 끄지 않고 새끼를 꼰다. 손이 쉬지 않는 집이라 복이 든다.
- 이월 음력 2월
자식에게 기쁜 일이 있다. 남의 것을 탐내면 재앙이 되니 제 일에 정성을 들여라.
대보름 지나 아이가 글방에서 글씨 상을 받아 온다. 식구들이 돌려 보며 기뻐한다. 그날 장터에서 남이 떨어뜨린 돈주머니를 본다. 주인을 찾아 돌려주니 마음이 가볍다. 제 것 아닌 데 손을 대면 그 손이 묶인다.
- 삼월 음력 3월
집안이 화목하고 마음이 편하다. 하는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
복사꽃이 담 너머로 넘어온다. 집안 어른이 툇마루에서 손주와 바둑을 둔다. 부엌에서는 웃음소리가 나고 외양간 소도 살이 오른다. 하는 일마다 막힘이 없어 저녁 무렵이면 할 일이 남지 않는다.
여름 · 사월~유월
- 사월 음력 4월
경사가 생긴다. 벗과 다투기 쉬우니 예를 갖추어 서로 돕는 사이로 만들어라.
보리 이삭이 패자 죽은 줄 알았던 뒤뜰 매화나무에 새순이 돋는다. 기쁜 일이 들어오는데, 같은 장에 나가는 벗이 자리를 두고 말을 붙인다. 먼저 자리를 반 내주고 인사를 깍듯이 한다. 다툼이 일지 않는다.
- 오월 음력 5월
푼돈이 모여 큰돈이 된다. 재물이 넉넉해지고 따르는 사람이 많다.
단오 장에 짚신 한 켤레, 자리 한 장씩 내다 판 돈이 항아리 바닥을 덮더니 어느새 목까지 찬다. 이웃들이 일손을 보태겠다고 찾아온다. 창포 향이 도는 마당에 사람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유월 음력 6월
처음은 좋고 끝은 불리하다. 돈과 이성에 욕심을 내면 송사와 구설이 따르니 마무리를 잘하라.
장마 들기 전 거래는 척척 맞는데, 비가 길어지자 셈이 어긋난다. 건넛마을 주막에서 돈 이야기와 눈웃음이 함께 오간다. 그 자리에 오래 앉으면 관아 마당에 서게 된다. 집에 돌아와 문서를 다시 맞추고 끝을 단단히 맺는다.
가을 · 칠월~구월
- 칠월 음력 7월
이성 문제로 실패하기 쉽다. 술과 색을 멀리하고 동쪽으로 나서지 마라.
칠석 밤, 동쪽 고을에서 사람이 와 술자리에 끌어낸다. 그 길에 눈이 맞는 이가 있다. 술이 깊어지면 몸이 먼저 상하고 약을 구하러 다녀도 구하기 어렵다. 삽짝을 닫고 동쪽 길은 올해 접어 둔다.
- 팔월 음력 8월
처음은 어렵고 나중에 풀린다. 가까운 벗도 조심하고 술집 출입을 삼가라.
가뭄 든 논에 추석 앞서 비가 내린다. 처음 며칠은 손에 잡히는 게 없더니 벼 포기가 일어선다. 그런데 어깨동무하던 벗이 내 밭 경계를 슬쩍 옮겨 놓는다. 술집 쪽으로는 발을 돌리지 않고 집에서 송편을 빚는다.
- 구월 음력 9월
구월과 시월에 큰 복이 든다. 곳간이 차고 귀인이 저절로 도우니 뜻밖에 성공한다.
국화 향 속에 타작이 시작된다. 뿌린 것보다 거둔 것이 많아 곳간 문이 잘 닫히지 않는다. 고을 어른이 지나다 들러 저녁까지 거들어 준다. 애쓴 만큼보다 더 돌아오니 식구들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겨울 · 시월~섣달
- 시월 음력 10월
묵은 근심이 가시고 기쁜 일이 겹친다. 시샘하는 이가 있으니 금성(金姓)을 조심하라.
첫서리 내린 아침, 집 앞에 축하 떡이 들어온다. 묵은 근심이 가시고 좋은 소식이 겹친다. 그런데 금성(金姓) 이웃이 담 너머로 자꾸 흘겨본다. 잘되는 집을 시샘하는 말이 돌아다닌다. 잔치는 조촐히 하고 말을 아낀다.
- 동짓달 음력 11월
소망이 이루어지고 지위가 오른다. 재물은 들어도 빚이 앞서니 욕심 없이 베풀어라.
동지 무렵, 관아에서 자리 하나를 맡기겠다고 기별이 온다. 소망하던 일이 이루어진다. 품삯과 곡식이 들어오는데 봄에 진 빚이 앞서 기다린다. 남은 것을 헤아려 추운 이웃에게 땔나무 한 짐을 보낸다.
- 섣달 음력 12월
크게 번창하고 사람들이 우러른다. 제 자리를 넘보면 부귀가 한순간에 사라진다.
그믐께 집 앞길에 인사 오는 발자국이 눈 위에 겹겹이 찍힌다. 살림이 불고 이름이 고을 밖까지 퍼진다. 집안 어른이 술잔을 내려놓고 말한다. "잘될수록 고개를 숙여라." 흥에 겨워 큰소리를 치면 쌓은 것이 하루에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