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
택천(澤天)
본괘
택(澤/못)
변괘
쾌지태
夬之兌
갑자기 광풍이 일어나 먼지가 하늘을 덮고 길을 잃으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도다, 벼랑 끝에 선 말처럼 위태로우니 움직이지 말고 집안에 있어야 하리라
총론
한 사람이 평지를 걷는다.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진다. 바람이 분다. 처음엔 산들바람이다. 그러나 점점 강해진다. 먼지가 일어난다. 모래가 날린다. 순식간에 광풍이 된다. 사람이 눈을 가린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발을 내딛는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일어난다. 다시 걷는다. 또 넘어진다. 방향을 잃었다. "집이 어디지?" 외친다. 목소리가 바람에 날아간다. 벼랑 끝. 한 마리 말이 서 있다. 주인이 채찍질한다. "앞으로!" 말이 앞발을 든다. 벼랑 아래를 본다. 깊다. 어둡다. 말이 뒷걸음질 친다. 주인이 화를 낸다. "왜 안 가!" 다시 채찍질한다. 말이 울부짖는다. 움직이지 않는다. 강가. 한 사람이 배를 찾는다. 배가 없다. 강물이 거칠다. 건널 수 없다. 발만 동동 구른다. 저편에 집이 보인다. 갈 수 없다. 해가 진다. 어둠이 내린다. 혼자 강가에 앉아 있다.
분야별 상세 운세
열두 달 풀이
음력 달 기준 · 정월부터 섣달까지
봄 · 정월~삼월
- 정월 음력 1월
앞이 어두워 헤매고 고난이 따른다. 남의 말에 휩쓸리면 잃는 것이 더 크다.
설 지나 밤에 등불 없이 고갯길을 오른다. 발밑이 보이지 않아 오르지도 내려가지도 못한다. 장에서 만난 이가 좋은 벌이가 있다며 소매를 끈다. 따라나섰다가 노자까지 잃는다.
- 이월 음력 2월
지난달과 같으니 경솔히 움직이지 마라. 근심은 깊지만 남과 함께 꾀하는 일은 이득이 있다.
얼음 풀린 뒤에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 근심을 털어놓을 데가 없어 밤마다 마당만 서성인다. 그래도 이웃과 함께 땔나무 장사를 시작하니 혼자일 때보다 손에 남는 것이 있다.
- 삼월 음력 3월
난관이 닥쳐 한 차례 곤경을 겪는다. 집안에 근심이 있어 어려운 일을 치른다.
복사꽃 피는데 마을 봇물이 끊긴다. 논이 마르고 집안 어른이 자리에 눕는다. 궁한 김에 남의 물꼬를 몰래 터서 급한 불을 끈다. 뒷맛이 쓰고 마음이 무겁다.
여름 · 사월~유월
- 사월 음력 4월
갈피를 못 잡고 입맛을 잃는다. 남에게 속을 다 보이면 후회한다.
보리 수확 때 일손이 어긋나 온종일 허둥댄다. 밥상 앞에 앉아도 숟가락이 안 든다. 길잡이로 나선 아이를 따라가다 엉뚱한 고개에 선다. 장에서 사귄 이에게 속을 다 보였다가 뒷말을 듣는다.
- 오월 음력 5월
오월과 유월은 관재구설이 닥친다. 말과 행동을 삼가고 부정한 일을 멀리하라.
단옷날 씨름판 옆에서 무심코 뱉은 말이 관아까지 올라간다. 아전이 불러 세워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름은 알려졌는데 편들어 주는 이가 없다. 수상한 거래 이야기는 아예 귀를 막는다.
- 유월 음력 6월
경솔하면 화를 입고 작은 것에 욕심내다 큰 것을 잃는다. 돌아다니지 말고 본분을 지켜라.
장마철에 좌판 둘을 벌이려 이 장 저 장을 뛰어다닌다. 어느 쪽도 지키지 못해 비에 젖은 물건만 남는다. 작은 흥정에 눈이 팔려 큰 거래를 놓친다. 하나만 붙들고 처마 밑에 앉으니 그제야 숨이 돌아온다.
가을 · 칠월~구월
- 칠월 음력 7월
애써도 성과가 없다. 멀리 가면 이득이 없고 송사는 불리하다. 다투지 마라.
칠석 무렵 마른 산골에서 고기 그물을 던지는 꼴이다. 먼 장에 나갔다 빈 수레로 돌아온다. 이웃이 밭두렁 일로 시비를 걸어도 관아 문은 두드리지 않는다. 맞서면 물건값까지 물어 준다.
- 팔월 음력 8월
모든 일이 막힌다. 분수 밖을 탐하지 말고 근심을 털며 멀리 보라.
추석 앞두고 하는 일마다 매듭이 안 풀린다. 남의 것을 넘보는 마음이 자꾸 고개를 든다. 달을 보며 지난 스무 해를 돌이키니 꿈 같다. 올 가을은 못 끝낸 일을 셈하기보다 내년 봄을 그린다.
- 구월 음력 9월
운이 막히고 손재가 많다. 구설이 따르고 몸을 다치기 쉬우니 자중하라.
국화 피는 밤, 달이 검은 구름에 가린다. 장에 낸 소가 헐값에 넘어가고 돈궤가 가벼워진다. 뒷말까지 돌아 귀가 아프다. 사다리에 오르다 발을 헛디딜 뻔한다. 집 안에서 몸을 추스른다.
겨울 · 시월~섣달
- 시월 음력 10월
하는 일이 모두 헛된다. 집안 근심은 기도로 미리 막고 건강을 돌보라.
첫서리에 풀이 눕는다. 벌여 둔 일이 하나도 열매를 맺지 않는다. 집안에 근심이 생겨 새벽마다 장독대에 정화수를 올린다. 새 일은 손대지 않고 끼니와 잠을 챙긴다.
- 동짓달 음력 11월
동짓달과 섣달은 평탄하여 어려움이 풀린다. 이사운이 있으니 자리를 잡은 뒤 일을 꾀하라.
동짓날 지나 오래 막혔던 일이 하나씩 풀린다. 그동안 조용히 지낸 덕에 쌀독에 여유가 생긴다. 물 좋고 볕 좋은 이웃 마을로 집을 옮긴다. 자리를 잡은 뒤에야 새 일을 꺼낸다.
- 섣달 음력 12월
길에 나서면 불리하다. 먼 여행과 잦은 외출을 피하고 몸을 조심하라.
그믐 눈길에 먼 친척 혼인 기별이 온다. 길을 나설까 망설이다 마음을 접는다. 눈 덮인 고개에서 발을 헛디디기 쉽다. 부조만 인편에 보내고 아궁이 앞에서 해를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