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
택(澤/못)
본괘
택수(澤水)
변괘
태지곤
兌之困
연못 물이 점점 줄어들어 물고기가 헐떡이니 살아갈 길이 막막하도다, 분수를 넘어 함부로 움직이면 갓 쓴 선비가 개고기 장수 되는 꼴이니 조심하라
총론
연못이 하나 있다. 예전엔 물이 넘쳤다. 물고기가 많았다. 그러나 가뭄이 들었다. 비가 오지 않는다. 물이 조금씩 줄어든다. 연못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다. 물고기 한 마리가 헤엄친다. 공간이 좁아진다. 다른 물고기들과 부딪힌다. 숨쉬기가 힘들다. 수면 위로 입을 내민다. 헐떡인다. "물이... 물이..." 태양이 내리쬔다. 더 뜨겁다. 물이 더 줄어든다. 마을에 한 선비가 있다. 관직에 있었다. 갓을 쓰고 도포를 입었다. 그러나 파직당했다. 돈이 없다. 먹고살아야 한다. 시장에 나간다. 개고기를 판다.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저 양반이 왜 저러나." "체면도 없나." 고개를 숙인다. 부끄럽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객지에 한 사람이 있다. 떠돌아다닌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러나 돈이 없다. 일자리가 없다. 밤마다 객잔 처마 밑에서 잔다. "언제쯤 집에 갈 수 있을까." 한숨만 쉰다.
분야별 상세 운세
열두 달 풀이
음력 달 기준 · 정월부터 섣달까지
봄 · 정월~삼월
- 정월 음력 1월
타향에서 떠돌고 근심이 끊이지 않는다. 거처를 옮길 일이 있고 가까운 벗에게 배신당하기 쉽다.
설을 타향 주막에서 쇤다. 고향 길은 눈에 막혀 언제 돌아갈지 모른다. 처음 보는 길손과 밤늦도록 이야기하다 거처를 옮기기로 한다. 한편 고향에서 온 기별에, 믿고 맡긴 벗이 내 몫을 제 것으로 돌렸다고 한다.
- 이월 음력 2월
일이 풀리지 않고 동쪽에서는 잃는다. 부정한 이득을 쫓지 말고 뒤를 미리 대비하라.
얼음 풀린 동쪽 장에 물건을 지고 나가지만 하루 종일 흥정이 안 된다. 모래로 밥을 짓는 꼴이다. 뒤로 값을 속여 팔자는 이가 붙는다. 고개를 젓고 빈 지게를 지고 돌아온다. 봄 농사 밑천은 미리 따로 묶어 둔다.
- 삼월 음력 3월
제 일을 두고 남의 다툼에 끼면 해를 입는다. 제 자리에서 성실히 힘쓰고 분수 밖을 탐내지 마라.
복사꽃 필 때 제 논 두고 이웃 송사에 끼어들라는 말이 온다. 나섰다가는 내가 먼저 다친다. 대신 밭을 갈고 저녁엔 헛간을 손본다. 돌을 다듬듯 제 자리를 지키니 밭이 제 몫을 돌려준다.
여름 · 사월~유월
- 사월 음력 4월
오랜 병이 낫고 일이 순탄하다. 혼자 지키면 실리가 있고 남과 함께 꾸미면 헛되다.
보리 이삭 팰 무렵, 세 해를 앓던 집안 어른이 지나가던 의원의 약 한 첩에 일어나 앉는다. 처마 밑에 제비가 돌아온다. 혼자 매만지던 일은 열매를 맺는데, 이웃과 같이 벌이자던 장사는 말만 오가다 흩어진다.
- 오월 음력 5월
마음이 편치 않은 달이다. 서두르지 말고 남의 말에 돈을 대거나 보증을 서지 마라. 다툼을 멀리하라.
단오 앞두고 산골 냇물이 불어 밤새 잠을 못 이룬다. 장에서 친한 이가 돈을 대 달라며 보증 문서를 내민다. 도장을 찍으면 가을 양식이 사라진다. 말다툼이 일어나려 하면 그 자리를 먼저 피한다.
- 유월 음력 6월
고난이 끝나고 막힌 일이 풀려 재물이 생긴다. 귀인이 남쪽에 있으니 남쪽으로 가라.
장마가 걷히자 막혔던 물꼬가 트이듯 밀린 품삯이 들어온다. 연잎 위 빗방울이 또르르 구른다. 남쪽 고을에 사는 어른이 사람을 보내 일자리를 일러 준다. 짐을 꾸려 남쪽으로 길을 잡는다.
가을 · 칠월~구월
- 칠월 음력 7월
칠월과 팔월은 애써도 허망하다. 길을 떠나면 재물이 움직이지만 토성(土姓)을 가까이하면 어렵다.
칠석 지나 김을 매도 밭은 그대로다. 애쓴 보람이 적다. 그런데 소금 장삿길에 나서니 뜻밖의 거래가 걸린다. 길에서 만난 토성(土姓) 사람이 함께하자 하지만 그 일은 끝이 어긋난다.
- 팔월 음력 8월
재물이 모여도 새어 나가고 끝맺음이 없다. 밖은 흉하니 집에 머물고 새 일을 벌이지 마라.
추석 대목에 돈을 모아도 구멍 난 자루처럼 샌다. 벌여 놓은 일은 끝이 안 난다. 먼 장 나들이는 접고 마당에서 묵은 일부터 마무리한다. 차례를 지내고 집에 머무니 그나마 탈이 없다.
- 구월 음력 9월
잔일에도 정성을 들이면 이익이 있다. 이득은 남쪽에 있다. 용기를 잃지 마라.
국화철, 남이 마다하는 잔일을 맡는다. 새끼 꼬기, 울타리 고치기까지 정성을 들이니 품삯이 쌓인다. 남쪽 장에 가져간 자리가 좋은 값에 팔린다. 위태로운 중에도 알맹이가 있다.
겨울 · 시월~섣달
- 시월 음력 10월
헛된 일로 실망하나 귀인이 돕는다. 박씨(朴氏)와 송씨(宋氏)가 길하다. 아무하고나 이익을 논하지 마라.
첫서리 뒤 기대했던 일이 헛돌아 어깨가 처진다. 그래도 박씨(朴氏) 집안 어른과 송씨(宋氏) 장사꾼이 간간이 길을 열어 준다. 주막에서 처음 본 이가 큰 벌이를 말하지만 그 말에 돈을 대면 빈손이 된다.
- 동짓달 음력 11월
일을 벌이면 실패한다. 재물이 바닥나고 수성(水姓)을 가까이하면 손해다. 마음을 먼저 안정시켜라.
동지 무렵 새 장사를 꾀하면 첫걸음부터 꼬인다. 곳간이 바닥을 보이고, 수성(水姓) 사람과 손잡은 거래에서 또 돈이 샌다. 장부를 덮고 화롯가에 앉아 마음부터 가라앉힌다.
- 섣달 음력 12월
구설과 관재가 따르고 손재가 많으니 판단을 분명히 하라. 일이 막히면 잠시 밖에서 길을 찾아라.
그믐 밤길에 등불을 잃은 듯 뒷말과 관아 기별이 함께 온다. 손해가 잦아 문서 하나하나를 꼼꼼히 읽는다. 집에 있으면 마음은 편하지만, 일이 막힌 날은 이웃 고을에 다녀오니 길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