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
뢰천(雷天)
본괘
뢰풍(雷風)
변괘
대장지항
大壯之恒
가지가 뒤엉켜 바람이 통하지 않으니 가는 길마다 산이 막아서도다, 처음을 믿지 말고 몸을 낮추어야 액을 넘기리라
총론
늦가을 아침, 한 사람이 뒤뜰 버드나무를 올려다본다. 가지끼리 얽히고 꼬여 바람 한 줄기 지나갈 틈이 없다. 잎은 이미 누렇게 말라 발밑에 쌓인다. 낫을 들어 보지만 어디부터 쳐야 할지 모른다. 봄에 장삿길을 떠난다. 고개 하나를 넘으면 더 높은 고개가 서 있다. 짐은 무겁고 주막마다 셈이 맞지 않는다. 삼월에 서쪽 장에서 한 번 손에 쥐는 것이 있을 뿐이다. 북쪽으로 발을 돌리면 그마저 놓친다. 여름 내내 물가를 멀리하고 입을 다문다. 동짓달에 잠시 곳간이 차고 사람들이 찾아온다. "이번에는 되겠구나." 그 말에 들뜨면 섣달에 빈손이 된다. 분수를 지킨 사람만 겨울을 넘긴다.
분야별 상세 운세
열두 달 풀이
음력 달 기준 · 정월부터 섣달까지
봄 · 정월~삼월
- 정월 음력 1월
기댈 곳 없이 외롭고 집안이 불안하다. 병이 들까 염려되니 건강을 가장 먼저 챙겨라.
설빔을 입고 나선 길에 마주치는 얼굴마다 서먹하다. 힘은 있는데 써 볼 데가 없다. 매화가 피었다는데 열매 맺을 기미가 없다. 집에 돌아오니 아이가 기침을 하고 집안 어른은 자리에 누워 있다. 약탕기부터 올린다.
- 이월 음력 2월
욕심을 부리면 돈이 샌다. 먼 것을 탐하다 가까운 것을 놓치니 다른 일을 꾀하지 마라.
얼음이 풀리자 건넛마을 땅이 싸게 나왔다는 말이 돈다. 그 땅을 사러 다니는 사이 집 앞 텃밭이 남의 손에 넘어간다. 가까운 이가 끌어들인 일이 꼬리를 물고 탈을 낸다. 새 일은 접고 있던 것만 지킨다.
- 삼월 음력 3월
먼 데로 나가야 재물이 생긴다. 서쪽이 길하고 북쪽은 흉하니 북쪽을 피하라.
복사꽃 흩날리는 길로 짐을 꾸려 서쪽 장으로 간다. 들고 간 물건이 값을 잘 받아 돌아오는 짐이 가볍다. 함께 간 이가 북쪽 장이 더 낫다며 끌지만 고개를 젓는다. 북쪽으로 틀면 번 것을 도로 내놓는다.
여름 · 사월~유월
- 사월 음력 4월
몸을 다칠까 조심하고 남과 다투지 마라. 관재수가 있다. 고난을 참으면 끝에 재물이 된다.
보리 베는 날, 두렁에서 이웃과 말이 엇갈린다. 뜻을 굽히지 않으니 등 돌리는 이가 늘고 낫에 손을 벨 뻔한다. 멱살을 잡으면 관아 마당에 선다. 한 발 물러나 고생을 배움으로 삼으니 가을에 곡식이 돌아온다.
- 오월 음력 5월
일에 순서가 없어 바라는 것이 안 된다. 형제와 자손 걱정이 있고 상복 염려가 있으니 미리 대비하라.
단오 그네 터에 식구가 모이지 못한다. 형제가 먼 데서 어려운 일을 당했다는 기별이 오고, 아이는 밥을 밀어낸다. 일은 앞뒤 없이 뒤엉켜 손에 잡히지 않는다. 집안 어른의 숨소리가 거칠어 미리 채비를 한다.
- 유월 음력 6월
가뭄처럼 일이 마른다. 배와 물을 조심하라. 해를 끼칠 사람이 있으니 사귐을 가려라.
장마가 와야 할 때에 비가 없다. 논바닥이 갈라지고 모가 누렇다. 그런데도 나루에 배를 띄우자는 사람이 온다. 물가는 피하고 뱃전에 오르지 않는다. 낯선 이가 건네는 호의에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다.
가을 · 칠월~구월
- 칠월 음력 7월
남의 재물이 내 집에 들고 남과 함께 일하여 이익이 있다. 기도하면 몸과 마음이 편하다.
백중날 이웃이 품을 나누자고 찾아온다. 함께 나른 짐 값을 반씩 나누니 생각보다 몫이 크다. 저녁에는 남의 집에서 넘어온 쌀자루가 마당에 놓여 있다. 새벽마다 정화수를 올리니 잠자리가 편하다.
- 팔월 음력 8월
물을 멀리하라. 쓸데없는 구설이 많으니 입을 닫아라. 출행하면 손해이니 집을 지켜라.
추석을 앞두고 냇가에 천렵을 가자고 성화다. 물가는 멀리한다. 장터에서 떠도는 말에 한마디 보탰더니 사흘 만에 내 말이 되어 돌아온다. 이 달은 문밖을 줄이고 송편만 빚는다.
- 구월 음력 9월
슬픔과 근심이 번갈아 온다. 남과 논쟁하면 구설이 따르니 다툼을 피하라.
국화 옆에서 한 번 눈물이 나고 한 번 한숨이 난다. 가을 들판이 비어 가듯 마음도 빈다. 주막에서 옆자리와 셈을 두고 언성이 오르려 한다. 잔을 내려놓고 먼저 일어선다.
겨울 · 시월~섣달
- 시월 음력 10월
이성 문제로 집안이 흔들린다. 다른 일을 꾀하면 재물을 잃는다. 제 분수에 머물며 마음을 닦아라.
첫서리가 내린 뒤 장터에서 자꾸 눈이 가는 사람이 있다. 그 눈길을 따라가면 집안이 흔들리고 재앙이 따른다. 새로 벌이자는 장사에도 손을 대지 않는다. 등불 아래 조용히 앉아 숨을 고른다.
- 동짓달 음력 11월
집안과 재물이 함께 왕성하다. 사람이 돕고 운이 트이니 때를 놓치지 마라.
동지 지난 저녁, 곳간 문이 꽉 차서 닫히지 않는다. 오랜만에 사람들이 술과 떡을 들고 찾아온다. 마음 한구석에 걱정 하나가 남아 있지만 지금은 들어오는 복을 받는 때다. 문을 활짝 연다.
- 섣달 음력 12월
궁핍하고 뜻밖의 액운이 있다. 믿은 이웃이 허황하니 마음을 다스리고 분수를 지켜라.
섣달그믐, 쌀독 바닥이 보인다. 믿고 기다린 이웃의 약속은 빈말이었다. 마음이 어지러워 그믐밤을 뜬눈으로 샌다. 새벽에 일어나 집 안을 쓸고 분수에 맞는 셈을 다시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