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
풍천(風天)
본괘
풍(風/바람)
변괘
소축지손
小畜之巽
구름은 모여도 비는 더디 오니 봄 내내 애만 타도다, 참고 기다리면 동짓달에 재물이 들고 섣달 상갓집만 피하면 해를 넘기리라
총론
이른 봄, 한 사람이 마른 논두렁에 서서 하늘을 본다.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기를 되풀이하고 비는 오지 않는다. 집에서는 어른이 기침 소리를 내며 누워 있다. 벌여 놓은 일은 하나도 마무리되지 않는다. 단오가 지나자 바람이 조금 바뀐다. 묵은 빚이 풀리고 집안에 혼담이 오간다. 그러나 장마철에 화성(火姓) 사람이 끼어든 일에서 돈이 샌다. 칠월 뙤약볕 아래 땀만 흘리고 거둔 것은 없다. 여럿이 다 아는 척하다가 뒷말에 휘말린다. 첫서리 내린 뒤 집터에 제를 올리고 식구들이 한자리에 앉는다. 동짓달, 묵혀 둔 물건이 좋은 값에 팔려 돈이 들어온다. 한 해 끝에 마을에 초상이 나지만 이 집 사람은 문상을 가지 않는다. 동쪽 길로도 나서지 않는다. 그 덕에 조용히 설을 맞는다.
분야별 상세 운세
열두 달 풀이
음력 달 기준 · 정월부터 섣달까지
봄 · 정월~삼월
- 정월 음력 1월
집안 어른에게 병과 근심이 온다. 벌인 일은 매듭이 안 되니 마음을 낮추고 집안을 돌보라.
설빔을 입힐 겨를도 없이 집안 어른이 아랫목에 눕는다. 약탕관이 밤새 끓고 식구들은 번갈아 머리맡을 지킨다. 설 전에 끝내려던 일은 손도 못 댄 채 뒷전으로 밀린다.
- 이월 음력 2월
동업은 이롭다. 남의 잘못으로 구설과 관재에 엮이니 움직이지 말고 본분을 지켜라.
개울 얼음이 풀리자 옆집 사람이 함께 소금을 떼어 오자고 찾아온다. 둘이 나누어 지니 짐이 가볍고 몫도 남는다. 그런데 다른 이가 저지른 셈 실수가 내 이름으로 관아에 들어간다. 나서서 따지지 않고 장부만 챙겨 둔다.
- 삼월 음력 3월
복이 저절로 들고 재물이 돈다. 몸이 상하기 쉬우니 돌보고, 사소한 말다툼을 하지 마라.
복사꽃 아래 장이 선다. 좌판마다 물건이 잘 나가고 주머니가 차오른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어깨가 무겁고 기침이 난다. 옆 좌판 사람이 자 길이를 두고 시비를 걸지만 고개만 끄덕이고 지나친다.
여름 · 사월~유월
- 사월 음력 4월
먼 길은 해롭다. 식구 사이가 어긋나니 말을 아끼고 하나의 일에 마음을 두어라.
보리가 패는 들판에서 두 가지 일감이 동시에 들어온다. 이쪽을 잡자니 저쪽이 아깝다. 집에서는 식구끼리 말이 엇갈려 저녁상이 조용하다. 먼 고을에서 오라는 기별이 있지만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 오월 음력 5월
액이 물러가고 복이 든다. 둘만 아는 일을 입 밖에 내지 마라. 혼인이 이루어진다.
단오 그네 터에서 매파가 소매를 끈다. 겨우내 막혔던 일이 하나둘 풀리고 혼담이 오간다. 둘이서만 정한 약속을 누군가 캐묻지만 웃고 넘긴다.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가볍다.
- 유월 음력 6월
관재수와 손재수가 크다. 화성(火姓)을 멀리하고 돈을 내놓지 마라.
장맛비가 그친 날, 화성(火姓) 사람이 좋은 거래가 있다며 찾아온다. 말을 따라 돈을 내놓으면 비 새듯 새어 나간다. 곳간 문을 걸고 문서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는다. 밖에서는 송사 이야기가 들린다.
가을 · 칠월~구월
- 칠월 음력 7월
애써도 공이 없다. 상복이 없으면 재물이 들고, 병이 없으면 구설이 따르니 삼가라.
칠월 땡볕에 밭을 매고 또 매도 저녁에 손에 쥐는 것이 없다. 이웃이 일하던 소식을 전하며 상복 이야기를 꺼낸다. 집안에 그런 일만 없으면 가을에는 셈이 맞는다. 입을 다물고 하루를 넘긴다.
- 팔월 음력 8월
흉이 길로 바뀐다. 작은 일을 참으면 큰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추석 차례를 앞두고 이웃이 담 너머로 모진 소리를 한다. 맞받으려다 숨을 고른다. 며칠 뒤 틀어졌던 거래가 그 이웃 손에서 도리어 풀린다. 송편을 빚는 저녁에 집안이 웃는다.
- 구월 음력 9월
때를 기다려라. 마음이 어지러우니 서두르지 말고 몸을 쉬어라.
국화 향이 마당에 번지는데 밤마다 꿈자리가 사납다. 새 일을 벌이자는 말이 들어오지만 아직 힘이 모자란다. 지게를 내려놓고 툇마루에 앉아 가을볕을 쬔다. 서두르지 않는 것이 이 달의 일이다.
겨울 · 시월~섣달
- 시월 음력 10월
집터에 제를 올리면 액을 면한다. 위아래가 먼저 화합해야 일이 이루어진다.
첫서리 내린 아침, 집터에 술과 떡을 놓고 절을 올린다. 그동안 뜻이 어긋나던 집안 어른과 젊은이가 나란히 서 있다. 제를 마친 뒤 한 상에 둘러앉아 김장거리를 다듬는다. 그제야 마당이 따뜻하다.
- 동짓달 음력 11월
길운이 열린다. 하는 일마다 뜻대로 되고 재물을 얻는다.
동지 팥죽을 쑤는 날, 묵혀 둔 삼베 필을 사겠다는 사람이 온다. 값을 후하게 쳐 주어 마루에 엽전이 쌓인다. 저녁에는 등불 아래 식구들이 모여 앉아 오랜만에 느긋하게 웃는다.
- 섣달 음력 12월
평온한 가운데 액이 끼어든다. 초상집에 가지 말고 동쪽을 가까이하지 마라.
섣달그믐을 앞두고 집안이 모처럼 고요하다. 마을에 초상이 났다는 기별이 오고, 동쪽 마을에서 잔치 구경을 오라고 사람을 보낸다. 둘 다 사양하고 대문 안에서 해를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