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
수천(水天)
본괘
수화(水火)
변괘
수지기제
需之旣濟
손대는 일마다 순하게 풀리고 만나는 이마다 웃는 낯이로다, 곳간이 불고 이름이 멀리 퍼지리라
총론
이른 아침, 한 사람이 볕 잘 드는 산자락에 터를 잡고 집을 올린다. 이웃들이 저마다 들보 하나, 기와 한 장씩 들고 와 거든다. "자네 집이면 우리 일이지." 해 지기 전에 지붕이 덮인다. 봄이 오자 그늘진 뒤뜰에도 꽃이 핀다. 씨앗을 뿌린 적 없는 밭머리에 참외가 열린다. 장터에 내놓는 물건마다 먼저 팔리고, 고을 사람들이 그 집 이름을 입에 올린다. 가을, 곳간 문을 열면 곡식 냄새가 쏟아진다. 다만 한여름 한때 이웃과 목소리가 높아지는 날이 있다. 한 발 물러서니 이내 잠잠해진다.
분야별 상세 운세
열두 달 풀이
음력 달 기준 · 정월부터 섣달까지
봄 · 정월~삼월
- 정월 음력 1월
귀인이 동쪽에서 와 돕는다. 동쪽에서 재물이 날마다 든다.
정월 초사흘, 동쪽 고을에서 낯선 손님이 세배를 온다. 오래전 길을 일러 준 일을 기억한다며 큰 일감을 맡긴다. 그날부터 장터에 나갈 때마다 돈주머니가 묵직해진다.
- 이월 음력 2월
운이 크게 트인다. 먹고 입는 것이 넉넉하고 집안이 번창한다.
얼음 풀린 개울가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쌀독과 옷궤가 함께 찬다. 이웃 혼사에 부조를 넉넉히 내고도 남는다. 집안 살림이 눈에 띄게 불어난다.
- 삼월 음력 3월
집안에 다툼이 있고 자식 걱정이 생긴다. 침착하게 대하고 미리 액을 막아라. 걱정 속에 기쁨도 있다.
복사꽃 필 무렵, 사소한 일로 식구끼리 언성이 높아진다. 큰아이가 밤마다 잠꼬대를 한다. 서둘러 따지지 말고 저녁상을 함께 차린다. 걱정 끝에 웃을 일 하나가 기다리고 있다.
여름 · 사월~유월
- 사월 음력 4월
근심과 즐거움이 반반이다. 정성껏 기도하면 운이 좋아진다.
보리밭 너머로 바람이 분다. 좋은 소식과 언짢은 소식이 하루걸러 번갈아 온다. 이른 새벽 뒷산에 올라 정화수를 떠 놓고 빈다. 내려오는 길에 마음이 한결 가볍다.
- 오월 음력 5월
작은 이득이 생긴다. 정성껏 구하면 그만큼은 얻는다.
단옷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장에 나간다. 들고 간 짚신 열 켤레가 해가 높기도 전에 다 팔린다. 큰돈은 아니어도 저녁 반찬이 한 가지 는다.
- 유월 음력 6월
시비와 송사를 조심하라. 다투지 않으면 화가 비켜 가고 복이 이어진다.
장마철, 이웃이 물꼬를 두고 시비를 건다. 삽을 들고 맞서면 관아까지 간다. 삽을 내려놓고 물길을 반씩 나누니 일이 조용히 끝난다. 집안 어른의 기력은 여전히 정정하다.
가을 · 칠월~구월
- 칠월 음력 7월
나서지 말고 몸가짐을 삼가라. 마음이 외롭고 기댈 곳이 없는 달이다.
칠석 무렵, 모임마다 앞자리에 앉고 싶어진다. 그러나 나서서 큰소리를 치면 일이 어그러진다. 이 달은 뒤에서 조용히 제 일만 한다. 밤이면 문득 외로움이 밀려든다.
- 팔월 음력 8월
재물이 들어온다. 푼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고 제 힘으로 집안을 일으킨다.
추석 대목, 한 푼 두 푼 모은 엽전 꾸러미가 열 줄이 된다. 그 돈으로 논 한 마지기를 산다. 누구 도움 없이 제 손으로 일군 땅이다. 차례상이 어느 해보다 넉넉하다.
- 구월 음력 9월
처음엔 고되지만 나중에 크게 풀린다. 때를 기다려라. 아내의 건강을 미리 살펴라.
국화가 필 무렵, 맡은 일이 처음엔 손에 잘 붙지 않는다. 밤늦게까지 매달려도 진척이 더디다. 서두르지 않고 버티니 그믐께부터 일이 풀린다. 아내가 자주 앓으니 미리 약을 지어 둔다.
겨울 · 시월~섣달
- 시월 음력 10월
뜻밖의 큰 재물이 들어온다.
첫서리 내리기 전 조와 수수가 알차게 여문다. 묵혀 둔 산비탈 땅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값을 후하게 쳐 준다. 뜻하지 않은 돈에 온 식구가 둘러앉아 웃는다.
- 동짓달 음력 11월
욕심을 부리면 손해를 본다. 밖으로 나가지 말고, 벗을 가려 사귀어라.
동짓달, 벗이 "한몫 크게 벌어 보세" 하며 먼 장삿길에 끌어낸다. 길을 나서면 몸만 고되고 셈은 밑진다. 집에서 새끼를 꼬며 겨울을 나는 편이 마음 편하다.
- 섣달 음력 12월
귀인이 돕고 기쁜 일이 겹친다. 벼슬이나 자식을 얻는 경사가 있다.
섣달, 고을 원님이 사람을 보내 집안 어른을 부른다. 맡겨 둘 일이 있다는 것이다. 같은 달 며느리에게 태기가 있다. 한 해 끝에 경사가 겹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