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
수화(水火)
본괘
수천(水天)
변괘
기제지수
旣濟之需
수레에 짐을 더 실으면 굴대가 부러지도다, 몸을 아끼고 분수 안에서만 움직여야 작은 재물이나마 지키리라
총론
정월, 한 사람이 빈 골짜기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 메아리만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기침이 시작된다. 봄 내내 약탕관이 마루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삼월 장터에서 누가 귀에 대고 속삭인다. 그 말을 따라가면 관아 문턱을 밟는다. 사월에는 대문을 닫고 집에 머문다. 오월, 새 일을 벌이고 싶지만 하던 일만 붙든다. 유월에 목성(木姓)과 어울리면 손해를 본다. 칠월, 먼 길을 가도 얻는 것이 없고 다른 데서 작은 돈이 든다. 가을 내내 병과 액을 막으러 산에 오른다. 시월에는 바다에서 금을 찾듯 재물을 억지로 구하지 않는다. 동짓달에 애쓴 만큼 거두지 못하고, 섣달에는 기댈 곳이 없다. 그래도 고비 하나만 넘기면 어둠 끝에 불빛이 보인다.
분야별 상세 운세
열두 달 풀이
음력 달 기준 · 정월부터 섣달까지
봄 · 정월~삼월
- 정월 음력 1월
병 기운이 몸에 드니 각별히 조심하라. 남의 재물을 탐하면 손해를 본다.
정월, 나무하러 간 골짜기에서 소리를 질러 보니 메아리만 돌아온다. 내려오는 길에 기침이 터진다. 이웃집 곳간이 그득해 보여도 눈길을 거둔다. 남의 것을 탐하면 제 것까지 잃는 달이다. 약탕관을 올린다.
- 이월 음력 2월
정에 얽매이지 마라. 때에 맞지 않게 경솔히 움직이면 낭패를 본다.
대보름 지나 늦서리가 내려 시든 꽃이 떨어진다. 떠나는 사람을 붙들고 싶지만 정에 매이면 일이 틀어진다. 아직 얼음이 덜 풀린 개울에 서둘러 발을 넣지 않는다. 때를 보며 걸음을 늦춘다.
- 삼월 음력 3월
관재수와 병을 조심하라. 남의 단 말에 넘어가지 말고 신령께 빌어라.
복사꽃 필 무렵 장터에서 누가 귀에 대고 속삭인다. "이 일에 끼면 돈이 되오." 그 말을 따라가면 관아 문턱을 밟는다. 집에 오니 식구가 앓는다. 뒷산 당집에 올라 정성을 드리니 마음이 가라앉는다.
여름 · 사월~유월
- 사월 음력 4월
밖에 나가지 말고 집 안에 머물러라. 모든 일을 살핀 뒤에 건너라.
보리밭에 바람이 불어도 마당을 나서지 않는다. 사는 일이 숨 한 번 같고 꿈 같아 하는 일마다 흐릿하다. 대문을 닫고 집 안에서 멍석을 짠다. 개울을 건널 때 물 깊이를 재듯 일마다 살핀다.
- 오월 음력 5월
분수를 지키고 옛것을 좇아라. 집안에 액이 드리우니 미리 빌어 막아라.
그네 터 옆에서 새 장사를 벌이고 싶어 밤새 셈을 하지만 아침에 접는다. 하던 밭일을 붙드는 것이 낫다. 집 안에 그늘이 드리워 마음이 울적하다. 좋은 날을 잡아 정성을 드리고 근심을 떨어낸다.
- 유월 음력 6월
베풀고 바르게 살아라. 목성(木姓)과 엮이면 손해다. 몸을 낮추면 좋은 때가 온다.
장맛비 속에 떠돌이 나그네에게 밥 한 그릇을 내준다. 목성(木姓) 사람이 동업을 하자며 찾아오지만 사양한다. 그와 엮이면 손해가 따른다. 지난날 제가 저지른 일은 제 몫으로 받아들이고 몸을 낮춘다.
가을 · 칠월~구월
- 칠월 음력 7월
먼 길은 고생만 하고 얻는 것이 없다. 재물은 가까운 다른 데서 구하면 얻는다.
장마 걷힌 칠월, 먼 장에 큰 짐을 지고 갔다가 짐 하나를 잃고 빈손으로 돌아온다. 땡볕에 고생만 했다. 그런데 집 근처 작은 장에서 뜻밖에 돈이 생긴다. 고생이 깊을수록 즐거움이 가깝다.
- 팔월 음력 8월
막힘이 많으니 옛것을 지켜라. 혼인이나 자식 경사가 있다. 주색으로 손재가 나니 멀리하라.
추석 앞 장사가 곳곳에서 막힌다. 하던 일만 지키고 새 가게는 열지 않는다. 집안에 혼인 이야기가 오가거나 아이가 든다. 잔치 끝 술자리와 눈길 주는 이는 피한다. 거기서 돈이 샌다.
- 구월 음력 9월
병과 재앙을 조심하라. 일이 안 되니 간절히 기도해 액을 면하라.
국화철, 벌인 일이 하나도 매듭이 안 지어지고 식구가 또 앓는다. 새벽에 산속 암자에 올라 촛불을 켠다. 깊은 골짜기라도 마음이 바르면 간절한 기원이 닿는다. 내려올 때 열이 내린다.
겨울 · 시월~섣달
- 시월 음력 10월
재물 이득이 없다. 억지로 모으지 말고 마음을 안정시켜 때를 기다려라.
추수 끝난 빈 들판, 바다에서 금을 캐고 뭍에서 물고기를 잡겠다는 꿈을 접는다. 억지로 돈을 모으려 애쓰지 않는다. 마루에 앉아 숨을 고르고 마음을 닦는다. 김장독을 묻으며 좋은 철을 기다린다.
- 동짓달 음력 11월
애써도 공이 적고 일이 완성되지 않는다. 바탕부터 차분히 다져라.
동지 지나 해가 길어질 무렵, 한 해 애쓴 일을 셈해 보니 들인 품에 비해 남은 것이 없다. 벌인 일마다 반쯤에서 멈춰 있다. 첫 단추가 없으면 끝 단추도 없다. 마음을 차분히 먹고 바닥부터 다시 다진다.
- 섣달 음력 12월
기댈 곳이 없다. 목성(木姓)과 심씨(沈氏)를 멀리하고 동업을 하지 마라. 고비를 넘기면 빛이 온다.
묵은세배 가는 날,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어 막막하다. 목성(木姓) 사람과 심씨(沈氏)가 동업을 권하지만 손을 잡지 않는다. 그들과 엮이면 피해가 있다. 등불을 돋우고 고비 하나를 넘기면 창밖이 밝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