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
산천(山天)
본괘
산화(山火)
변괘
대축지비
大畜之賁
날개는 다 자랐으나 바람이 아직 오지 않으니 지금은 때가 아니로다, 욕심을 덜고 기다리면 팔월에 날이 열리리라
총론
정월, 한 사람이 지붕에 올라 하늘을 본다. 봄기운이 아직 땅에 닿지 않아 밭은 얼어 있다. 마을 어귀에서 누가 달콤한 말로 동업을 권하지만 고개를 젓는다. 이월에는 욕심 하나를 덜어 냈더니 뜻밖의 사람이 손을 내민다. 여름까지는 될 듯 될 듯 안 된다. 될 듯한 일 앞에서 조바심을 내지 않고, 새로 알게 된 이에게 속을 다 보이지 않는다. 방 안에 앉아 있으면 머리가 복잡하고 밖에 나가 걸으면 오히려 한가롭다. 팔월, 비로소 어려움이 끝난다. 재산이 불고 집안이 고요해지고 혼사 말이 오간다. 가을에 다시 식구끼리 말이 어긋나고 구설이 돌지만, 남의 힘을 빌려 이름을 얻는다. 섣달에 세상일에 끼어들지 않으면 해가 바뀌며 기쁜 일이 온다.
분야별 상세 운세
열두 달 풀이
음력 달 기준 · 정월부터 섣달까지
봄 · 정월~삼월
- 정월 음력 1월
봄기운이 아직 땅에 닿지 않았다. 달콤한 말에 넘어가지 마라.
정월 초하루, 지붕에 올라 눈 덮인 들을 본다. 밭은 아직 돌처럼 얼어 있다. 마당으로 들어선 장돌뱅이가 한몫 잡을 자리가 있다며 속삭인다. 웃으며 듣기만 하고 돌려보낸다.
- 이월 음력 2월
욕심을 덜어 내면 얻는 것이 있다. 귀인이 손을 내밀어 일이 성사된다.
얼음 풀린 도랑가에서 한 해 농사 셈을 놓는다. 욕심내던 윗논 하나를 셈에서 지운다. 그날 저녁 건넛마을 어른이 찾아와 아랫논 물길을 함께 내자 한다. 덜어 낸 자리에 길이 생긴다.
- 삼월 음력 3월
거처를 옮기면 좋은 일이 있다.
복사꽃 필 무렵 살림을 수레에 싣는다. 개울 건너 양지바른 집으로 옮기는 날이다. 새 집 마루에 앉으니 바람이 순하다. 이사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이웃이 떡을 건넨다.
여름 · 사월~유월
- 사월 음력 4월
일이 될 듯하나 때가 이르다. 참고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다.
보리 이삭이 누렇게 패는데 아직 벨 때가 아니다. 낫을 들었다가 내려놓기를 며칠, 조바심이 난다. 마을 어른이 지나가며 말한다. "하루 이틀 더 두게." 참고 기다리니 알이 꽉 찬다.
- 오월 음력 5월
헛된 욕심을 버려라. 이성 문제와 송사를 멀리하라.
단오 씨름판 구경 가는 길에 고운 이가 눈짓을 보내고, 또 한쪽에서는 땅 경계를 두고 소장을 내자는 이가 끌어당긴다. 둘 다 못 본 척 지나쳐 집으로 돌아온다. 저녁상이 조용하다.
- 유월 음력 6월
새로 만난 사람을 조심하라. 속을 다 보이지 마라.
장마철 주막에서 처음 보는 길손이 살갑게 말을 붙인다. 먼 고을 장사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동무가 되자 한다. 술은 한 잔 나누되 집 사정은 한마디도 꺼내지 않는다.
가을 · 칠월~구월
- 칠월 음력 7월
사람을 경계하라. 재물은 비어 있고, 집에 있으면 어지러우니 밖에 나가 마음을 풀어라.
백중날 집에 앉아 있자니 공연히 머리가 복잡하다. 장부를 열어도 들어올 돈이 없다. 지팡이를 짚고 냇가로 나가 바람을 쐰다. 길에서 돈 이야기를 꺼내는 이에게는 손을 내젓는다.
- 팔월 음력 8월
어려움이 끝나고 크게 길하다. 흉한 일이 아니면 혼사가 생기고 재산이 불며 집안이 편하다.
추석 달이 뜨자 긴 어려움이 끝난다. 묵은 빚이 정리되고 곳간에 햇곡이 든다. 혼인 말을 넣겠다는 매파가 문을 두드린다. 식구들이 둘러앉은 마당에 오랜만에 웃음이 길다.
- 구월 음력 9월
식구와 불화하고 분주하나 소득이 없다. 꾐에 넘어가지 말고 구설과 시비를 피하라.
국화 피는 달, 형제가 밭 경계로 말다툼을 한다. 장에 나가 이것저것 팔아 보지만 손에 쥐는 것이 없다. 저녁에 찾아온 이가 좋은 벌이가 있다며 꾀지만 문을 닫는다.
겨울 · 시월~섣달
- 시월 음력 10월
남의 힘으로 성공해 명성과 재물이 따른다. 망신과 구설을 경계하라.
첫서리 내린 아침, 고을 어른이 추천한 자리가 정해진다. 혼자 힘으로는 못 얻을 자리다. 이름이 오르고 품삯도 두둑해진다. 축하하는 자리에서 술을 사양하고 말을 아낀다.
- 동짓달 음력 11월
뜻대로 되지 않고 진퇴를 알 수 없다. 벼슬이 있는 이는 조심하면 영화가 있다.
동짓날, 갈림길에 서서 눈 쌓인 두 길을 번갈아 본다. 나아가자니 막막하고 물러서자니 아깝다. 관아에 매인 이는 그날 자리를 지키고 말을 아낀다. 그게 영화로 이어진다.
- 섣달 음력 12월
남의 일에 끼어들면 손해다. 구설과 송사를 피하라. 이 달만 지나면 기쁜 일이 온다.
섣달 그믐, 이웃집 싸움에 끼어들라고 사람들이 부르지만 문을 닫고 묵은 장부만 정리한다. 밖에서 구설이 돌아도 귀를 막는다. 해가 바뀌는 밤, 멀리서 반가운 기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