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
산택(山澤)
본괘
산뢰(山雷)
변괘
손지이
損之頤
밀려온 물결이 썰물로 빠지니 시작은 요란하나 매듭이 없도다, 얻기는 적고 잃기는 많으니 가진 것을 지키며 해를 넘기리라
총론
정월, 한 사람이 모래밭에서 물을 움켜쥔다.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나간다. 믿던 이에게 맡긴 돈도 그렇게 샌다. 이월에는 들꽃 핀 둑길을 한가로이 걷는다. 그러면 풍파가 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다만 집안 이야기를 밖에서 하지 않는다. 삼월, 한 가지 화를 피하다 더 큰 화와 마주친다. 집안에 궂은 기운이 돌아 미리 정성을 들인다. 사월에는 숨 돌릴 틈 없이 바쁘지만 작은 것을 줍느라 큰 것을 놓친다. 상갓집에는 발을 들이지 않고 부의만 보낸다. 여름과 가을에는 벌인 일마다 매듭이 지어지지 않는다. 벼슬자리는 흔들리고 수확은 적다. 새 씨를 넣거나 남의 밭을 갈지 않고 가진 것만 지킨다. 섣달, 버텨 낸 사람만 해를 넘긴다.
분야별 상세 운세
열두 달 풀이
음력 달 기준 · 정월부터 섣달까지
봄 · 정월~삼월
- 정월 음력 1월
애써도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 가까운 이를 깊이 믿으면 재물이 샌다. 말을 각별히 조심하라.
정월 대보름, 부럼 깨는 소리 속에 장부를 펼친다. 믿고 맡긴 돈이 돌아오지 않는다. 모래를 움켜쥔 손처럼 손가락 사이로 다 샜다. 속이 끓지만 입을 다물고 윷판에서 물러난다.
- 이월 음력 2월
한가로이 지내며 정성을 들이면 결실이 있다. 말이 화근이 되니 집안일을 밖에 전하지 마라.
얼음 풀린 둑에 들꽃이 핀다. 일부러 느린 걸음으로 그 길을 걷는다. 새벽에 정화수를 올리고 정성을 들인다. 이웃이 집안 사정을 캐물어도 웃기만 하고 답하지 않는다.
- 삼월 음력 3월
작은 화를 피하다 더 큰 화를 만난다. 집안의 궂은 기운을 미리 막아라. 가까운 사람을 믿으면 손해다.
복사꽃 핀 날 작은 시비를 피하려 길을 돌아갔다가 더 큰 시비와 마주친다. 집에 오니 식구가 앓고 있다. 궂은 기운이 돈다 싶어 미리 액막이를 한다. 사촌이 권하는 돈벌이에는 고개를 젓는다.
여름 · 사월~유월
- 사월 음력 4월
바쁘기만 하고 작은 것에 매여 큰 것을 놓친다. 상갓집에 가면 병이 붙으니 부의만 보내라.
보리 베랴 모내기하랴 숨 돌릴 틈이 없다. 흘린 보리알을 줍느라 둑이 터지는 것을 놓친다. 건넛마을 초상 소식이 오지만 몸이 안 좋아 부의만 사람 편에 보낸다.
- 오월 음력 5월
벌여 둔 일이 매듭지어지지 않고 미결로 남는다.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라.
단오날 이웃과 논 경계 셈을 하다가 끝을 못 낸다. 어제 시작한 일도 그제 시작한 일도 매듭이 없다. 창포 삶은 물에 머리를 감고 급한 마음을 식힌다.
- 유월 음력 6월
잃는 것이 많으니 가진 것을 지켜라. 새 씨앗을 뿌리지 마라.
장맛비에 아랫논이 잠긴다. 남은 윗논에라도 새 씨를 뿌리고 싶지만 참는다. 광에 남은 곡식 자루를 다시 묶고 지붕을 손본다. 잃을 것을 줄이는 것이 이달의 농사다.
가을 · 칠월~구월
- 칠월 음력 7월
벼슬 기운이 흔들려 승진의 문이 닫힌다. 자리를 지키기도 어려우니 몸을 낮춰라.
백중날 관아에서 소임을 줄인다는 말이 돈다. 윗사람 앞에서 목소리를 낮추고 맡은 일만 한다. 승진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는다.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 다행이다.
- 팔월 음력 8월
거둘 것이 적다. 식구가 무탈한 것을 복으로 여겨라.
추석 전 타작마당에 쌓인 볏단이 지난해 절반이다. 그래도 햇곡으로 송편을 빚고 식구가 모두 모여 앉는다. 거둔 것은 적어도 앓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 구월 음력 9월
기쁜 일 뒤에 근심이 따른다. 들뜨지 말고 말을 아껴라.
국화 핀 날 작은 기쁜 소식이 하나 온다. 술상을 차리려다 접는다. 기쁨 뒤로 먹구름이 보이는 듯하다. 들뜬 말을 삼가고 저녁을 조용히 보낸다.
겨울 · 시월~섣달
- 시월 음력 10월
새 밭을 갈지 말고 새 일을 벌이지 마라. 집을 지켜라.
첫서리 내린 아침, 건넛마을에서 묵은 밭을 싸게 내놓는다. 솔깃하지만 올해는 아니다 싶어 돌아선다. 김장독을 묻고 무너진 울타리를 손보며 집을 지킨다.
- 동짓달 음력 11월
매듭을 서두르지 마라. 미결로 남은 일은 조용히 정리하라.
동지 밤, 올해 매듭 못 지은 일들을 종이에 적어 본다. 억지로 끝내려 사람을 부르지 않는다. 하나씩 조용히 정리하고 나머지는 내년으로 넘긴다.
- 섣달 음력 12월
가진 것을 지키며 해를 넘긴다. 큰 욕심을 내지 마라.
섣달 그믐, 광에 남은 곡식을 센다. 많이 잃었지만 바닥은 아니다. 식구들이 아궁이 앞에 모여 묵은해를 보낸다. 버텨 낸 것만으로 한 해를 넘긴다.